제목 : 이라크, 어디로 가고 있는가?
매체 : 문화일보
게시일자 : 201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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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감동적이었다.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이라크는 한국을 배워야 한다. 이라크인이 반드시 보고 느껴야 하는 감동적인 비디오다. 이라크도 한국과 같은 날이 오길 바란다.”
두 달 전 필자는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을 짧게 소개한 10분 분량의 유튜브 동영상을 아랍어 제목과 아랍어 자막을 넣어 유튜브에 다시 올리고 평소에 알고 지내는 이라크의 장관들이나 국회의원 등 오피니언리더들에게 이메일로 알려줬다. 위의 내용은 이들의 반응과 유튜브에 올라오고 있는 댓글 중 일부다. 동 유튜브 조회건수는 현재 1만4000건을 넘었다.
사실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은 전세계 개발도상국의 가장 유용한 모델로 많은 나라들이 우리의 발전경험 전수를 희망하고 있고, 우리 또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전수하는 사업인 KSP(Knowledge Sharing Program)사업 등을 통해 이를 적극 전파하고 있다.
얼마 전 이라크 의회 외교위원장은 이곳 아시아 국가 대사들과의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하무드 외교위원장은 이라크내 치안상황이 많이 개선됐고, 이라크 정부도 전후 복구사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아시아 기업들이 전후 복구사업에 적극 참여해주고 이라크에 투자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각국 대사 의견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필자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한국은 다른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들과는 달리 이라크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왜냐하면 한국은 과거 식민지 지배와 전쟁 폐허로 지금의 이라크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을 겪었으나, 이를 딛고 일어나 현재와 같은 경제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엄청난 매장량의 석유만 가지고도 경제부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이라크에 접목시키면 한·이라크 양국이 크게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이라크는 1980~1988년 이란과의 전쟁, 1990년 쿠웨이트 침공 및 1991년 걸프 전쟁, 2003년 이라크 전쟁, 2006~2007년 내전 등 거의 30년에 걸친 전쟁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피해를 보았고 아직도 테러가 종식되지 않은 나라다.
석유 매장량 세계 2위라는 엄청난 자원부국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오랜 기간의 전쟁과 그 후유증으로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종파 및 정파간 대립과 갈등도 아직 앙금이 남아 있는 실정이다.
이라크가 처한 이러한 열악한 환경과 위험 요소 때문에 미국, 일본 및 유럽 등 선진국들의 이라크 진출은 석유개발 이외에는 별 진전이 없는 반면, 최근 한국기업들은 왕성한 도전정신으로 이라크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 5월30일 한국 해외건설 진출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80억 달러 규모의 바그다드 교외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의 계약식과 기공식 행사를 동시에 가졌고, STX중공업은 지난 6월17일 900㎿의 디젤발전소 공사를 초스피드로 7개월만에 완공(사진)했다.
2년 전만 해도 바그다드에 한국기업의 지사가 하나도 없었는데 이제는 14개 회사가 바그다드에 지사를 설치해 이라크의 전후복구 사업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양국 간 무역액도 작년에는 106억 달러에 달해 재작년 56억 달러의 2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아직도 테러 위협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으나 과거에 비하면 많이 안정돼가고 있고, 석유생산량도 하루 300만 배럴을 넘어 전쟁 이전의 수준을 이미 능가했으며, 이에 힘입어 경제성장률도 매년 10%가 넘는다. 작년말 미군이 완전 철수한 이래 이라크의 미래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으나, 금년 3월 말 아랍연맹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나름대로 홀로서기에 성공하고 있다.
이라크가 어려운 지역인 것은 분명하지만 앞으로 현재 세계 최대 석유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능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으며, 한국은 이러한 이라크의 발전과정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김현명(56) ▲서울대 불어교육과 ▲제13회 외무고시 ▲주일본 1등서기관 ▲주베트남 참사관 ▲주뉴욕 부총영사 ▲주후쿠오카 총영사 ▲중앙공무원교육원 국제교육협력관 ▲주이라크 대사